2024년 6월 4일
자성 나노입자와 자기력 시스템을 이용한 효과적인 분화 유도 방법 개발
인간의 질적 건강을 위해 재생의학적 연구는 필수적
"오래 고민하고 많이 논의해보는 과정을 거치길"
박희호 생명공학과 교수가 지난달 7일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유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하는 혁신적인 분화유도 방법을 개발했다.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유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손상된 뇌 조직과 신경다발을 재생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시간을 단축해 환자의 생존율과 조직 재생 성공률을 높이고 소요되는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우수 신진 연구자 지원사업 그리고 다부처(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D 생체조직 칩 기반 신약개발플랫폼 구축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세계적 학술지인 에 게재되며 성과를 인정 받았다. 혁신적인 연구를 통해 범인류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박 교수를 만났다.
| 자성나노입자 및 자기력 시스템을 통한 줄기세포의 분화유도
이번 연구는 자성 나노입자(나노미터 크기 범위의 자성 특징을 가진 입자)와 집중된 자기력 시스템을 활용해 줄기세포를 3차원 인간배아 세포체로 구현하고, 신경세포로의 분화 효율을 극대화했다.
기존의 자성 나노입자는 세포에 독성을 띠는 한계가 있어 세포가 손상되거나 사멸될 위험이 있었다. 박 교수는 자성 나노입자를 사용해 한계를 극복했다.
3차원 인간배아 세포체는 초기 분화와 줄기세포의 배엽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자기력 집중 시스템을 이용해 3차원 인간배아 세포체의 크기를 조절하는데 집중했다. 크기 조절만으로도 자발적인 외배엽성 분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배엽은 신경세포로의 분화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중요한 세포층이다. 따라서 3차원 인간배아 세포체의 크기 조절은 분화 유도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자기력 집중 시스템 역시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다. 자기력 집중 시스템을 이용하면 줄기세포의 자발적 분화를 유도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효과적으로 분화할 수 있다.
| 질적으로 건강한, 오래 사는 삶
인간의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한다. 질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미래 재생 의학 분야의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박 교수 역시 '질적으로 건강한 수명'을 위한 재생의학적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재생의학적 분야는 폐, 간, 근육 등 다양한 조직 재생에 필수적인 연구 분야다"며 "질적 수명을 위해서는 재생의학적 연구가 필수적이고, 이번 연구 역시 재생의학적 분야에서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연구 주제인 줄기세포는 스스로 복제해 동일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자기 재생 능력, 특정 신호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분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세포로 평가된다. 그는 뇌, 심장 등 인간에게 필수적인 기관 내 세포들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뇌 조직 구현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뇌 조직 구현 및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사용되는 뇌 오가노이드(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 연구도 줄기세포 분화 및 유도 과정을 거친다.
그는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이 기술이 뇌 오가노이드 과정에 접목된다면 성숙한 뇌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 노동력,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많이 그리고 오래 고민해 보길"
박 교수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질병 치료, 조직 재생, 조기 진단,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 개발 등 인류의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한 가지 연구보다 공동 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융합 연구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밝히며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나누고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연구의 매력을 정의했다.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관해 박 교수는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 체세포를 다능성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한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자를 봤다"며 "그를 시작한 연구가 큰 전환점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 영향으로 지금도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유전자 및 면역세포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관해 "하던 연구를 깊이 이해하고 개척하며 타 연구들과 융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아직도 어렵다"며 "그럼에도 연구를 통해 얻은 유의미한 결과로 새로운 연구 분야에 도전하고 인류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연구의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그는 한양인들에게 다양한 연구와 도전을 시도할 것을 강조하며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더라도 그런 과정이 있어야 문제도 해결되는 것 같아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공동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실패와 성공을 해보는 경험은 여러분들에게 정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