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기사]기적의 항암제…왜 'CAR-T 치료제'일까?

2023년 11월 3일

CAR-T 치료제가 선보인 '기적'의 단면을 살펴봤다.



1회 투여만으로 암세포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 업계에선 '기적의 치료제'로 불린다. 그런데 이런 기적의 치료제가 있다면 왜 아직도 암은 난치·불치병으로 취급될까. CAR-T 치료제가 선보인 '기적'의 단면을 살펴봤다.


CAR-T 치료제는 CAR 단백질이 작용하는 유전자 조작 T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다. CAR-T세포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체면역세포인 T세포를 암 환자에게서 추출해야 한다. 이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CAR 단백질을 T세포에 형성하면 CAR-T세포가 완성된다.


CAR-T세포를 다시 암 환자에게 주입하면 CAR 단백질이 암세포(종양)를 인식하게 된다. T세포 자체적인 면역반응이 발동해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인지하고 최종적으로 암세포를 공격·제거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일반적인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와 다른 점은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T세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자가세포를 유전자 조작한 것이기 때문에 CAR-T 치료제를 다시 주입해도 몸에서 발생하는 면역적 거부반응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


통상적인 표적항암제와 마찬가지로, CAR-T 치료제의 장점은 표적이 되는 암세포 외 다른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유전자 조작된 T세포가 체내에서 생존하는 시간이 짧으면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CAR-T의 지속성을 높이는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CAR-T 치료제는 B세포림프종·백혈병 등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이 균일하게 발현되고 혈액 내 표적 암세포까지 도달하기 쉬운 혈액암 치료제로 많이 쓰인다. 1회 투여로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관해 현상이 관찰돼 '기적의 항암제'라는 별명도 얻었다.


대표적인 CAR-T 치료제로 꼽히는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암환자에게 투여 시 평균 완전관해율이 40~50%를 기록했다. 2년 후 무진행생존율도 33%로 나타났다. 일반 항암제와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치다.


지금까지 승인된 CAR-T 치료제로는 ▲킴리아(노바티스·2017) ▲예스카타(길리어드·2017) ▲테카투스(길리어드·2020) ▲브레얀지(BMS·2021) ▲아벡마(BMS·2021) ▲카빅티(얀센·2022) 등 6개가 있다. 승인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 3~5차 치료제에 해당한다.


이 중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킴리아와 카빅티다.


국내에서 킴리아에게 적용된 적응증은 ▲25세 이하의 소아·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급성림프성백혈병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림프종 등 3개다.


카빅티의 경우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제 ▲항-CD38 항체를 포함해 적어도 4가지 치료를 받은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을 적응증으로 두고 있다.


국내에선 킴리아의 치료 효과가 크게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킴리아의 약가는 1회 투여에 3억6000만원이다. 카빅티의 미국 출시 기준 정가는 약 6억원에 달하는 초고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받은 '킴리아주와 졸겐스마 등 초고가 의약품 투여현황과 환자반응평가' 분석 결과 킴리아를 투여한 환자 중 75% 이상이 개선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킴리아 투여 후 6개월이 지난 림프종 환자 130명을 반응평가한 결과 99명이 환급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반면 한국노바티스는 현재까지 파악된 데이터로 킴리아의 효능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킴리아가 글로벌 임상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 만큼 국내에서도 향후 추이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의 CAR-T 치료제는 1세대부터 시작해 4세대까지 개발돼 있다. 임상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고 CAR-T 치료제의 효율을 최대한 높인 것이 4세대 치료제다.


박현모 등이 저술한 '혈액암을 표적으로 한 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법'에 따르면 4세대 CAR-T는 체내에 주입되면 표적이 되는 종양을 인식하고 CAR에서 IL-12를 방출한다. 이때 방출된 IL-12는 T세포 활성화와 증식을 돕고 선천적 면역 세포인 NK 세포와 대식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CAR-T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CRS)과 신경독성(NTX)이 꼽힌다.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은 면역 조절제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는 현상이다. CAR-T세포를 포함해 T세포나 골수세포 등이 다량 활성화돼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할 때도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 ▲메스꺼움 ▲식욕부진 ▲저혈압 ▲심장기능장애 ▲신장손상 ▲간부전 등이 있다.


신경독성은 CAR-T 관련 뇌증(CRES)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둔화·떨림·두통 등 약소한 것부터 실어증이나 발작 등 심각한 경우까지 존재한다.


이외에도 ▲B세포 무형성증 ▲이식편대숙주병 ▲백혈구감소증 ▲저감마글로불린혈증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해당 논문은 "현재까지 CAR-T 관련 뇌증과의 인과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도 사유로 추측되는 두 가지 가정을 함께 제시했다.


혈액암 외에 췌장암·위암 등 난치성 고형암에는 아직 적용이 어렵다는 점은 CAR-T 치료제의 한계로 꼽힌다. 현재 FDA 등에서 승인받은 CAR-T 치료제는 전부 혈액암 등을 대상으로 한다.


고형암에 CAR-T 치료제 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면역 억제 인자를 분비하는 등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종양미세환경(TME)의 영향이 크다. 이외에도 낮은 ph와 용존산소량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권미지·박희호 등은 '고형암을 표적으로 한 CAR-T 치료법'에서 고혈암은 혈액암과 달리 높고 균일하게 발현되는 특정 종양 항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충분한 숫자의 CAR-T세포가 말초혈액에서 종양 조직까지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CAR-T 세포의 지속 기간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세포사멸 수용체와 리간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CAR-T 치료제 특성상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박현모 등은 논문에서 CAR-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할 경우 세포 표면에 Fas 리간드를 발현하고 암세포 표면의 Fas 분자와 결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후 세포사멸유도신호복합체(DISC)가 Fas 연관 사멸유도부위(FADD) 단백질과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구조다.


다만 T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T세포 표면의 면역관문수용체(단백질) 생성이 크게 증가한다. 면역관문수용체가 암세포의 리간드와 결합하면 T세포의 암세포 사멸 능력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도 CAR-T 치료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고형암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박희호 등의 논문에 따르면 세포독성 T 림프구 항원 4(CTLA-4)나 PD-1과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의 출현은 흑색종·폐암 등 많은 고형암 치료에 혁명을 일으킨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제약사 역시 CAR-T 치료제 등 세포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추세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다수가 CAR-T와 NK 등 세포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바이오 벤처 위주로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의 확장성 때문이다. 현재까지 승인받은 6종의 CAR-T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5억달러에 달한다. 시장 성장률도 매년 50% 이상을 기록할 만큼 성장세가 높다.


국내에선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지난 2022년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CAR-T 치료제 생산부터 환자 치료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기사 더 보기

http://www.sme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2989

bottom of page